[미국에서 스타트업 하기 (2)] 비즈니스 아이템을 어떻게 선정할까

벤처스퀘어 독자 여러분, 한주 동안 안녕하셨어요?

지난주에 첫 컬럼을 쓰고, 많은 분들이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신 덕에 한껏 신이 나있던 한 주 였답니다. 동시에 아, 좋은 글을 써야 겠다하는 부담감과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내가 좀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하는 강력한
동기부여도 생겼답니다. 응원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지난주 약속드렸듯 제 첫 사업 SpurOn의 탄생에 얽힌 이야기를 시작으로 비즈니스 아이템 선정에 대한 내용을 나누려고 합니다. 지난 글에서 밝혔듯 SpurOn은 ‘말아먹은 사업’이기 때문에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가
아닌 ‘이렇게 하지 마세요’의 스토리가 될 듯 하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업 아이템 선정은 먼저 팀이 구성된 후 사업 아이템을 찾는 경우도 있고, 사업 아이템을 가진 누군가에 의해서 팀이 구성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둘 다 장단점이 있는데, 일단 저희 팀은 전자에 해당합니다. 엔지니어 출신으로
미국 탑 MBA를 졸업한 두 명이 주요 멤버이고, 마케팅과 디자인 경험을 갖고 있는 제가 팀에 합류하게 되면서 저희는 본격적으로 아이디어 발굴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선택한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미국에
CrunchBase라는 사이트가 있는데,
TechCrunch에 의해 운영되는 이 사이트에는 회사가 언제 설립되었고, 몇 번에 걸쳐, 얼마의 투자를 받았는지에 대한 정보가 잘 구축되어 있습니다. 저희 팀은 이 사이트에서 최근 18개월 동안 투자 유치에 성공한 회사들의 정보를
모조리 긁어와 엑셀로 분석하기 시작했습니다. 굉장히 엔지니어적이며, MBA다운 접근이죠. 당시 저는 이 놀라운 회사의 설립 과정에 일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기회에 감사하며 그저 ‘와우(Wow)’ 상태였답니다.

이렇게 거의 400개 회사에 대한 분석을 하고 나면, 현재 시장에 무엇이 ‘핫(hot)’한지를 감으로 알 수 있게 됩니다. 특히, 초기 투자를 받은 회사들은 아직 대중에게 잘 안 알려진 회사들인데, 뻔드러지게 회사를
보아온 투자자들이 투자를 결정한 회사이니만큼 성공 가능성이 높은 회사들입니다. 이들 회사의 웹사이트에 들어가 사업 모델을 검토하는 과정은 앞으로 시장에서 무엇이 뜰지에 대해 기술적 관점과 소비자 관점에서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유용한 시도였습니다.

미국에서 ‘핫’한 비즈니스 모델이 짧게는 몇 달 후 한국에 카피되어 성공하는 경우를 종종 보는데, 비즈니스 성공의 열쇠는 아이디어가 아닌 실행력이라고 믿는 저는 아이디어 차용을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른 나라의
서비스에서 영감을 얻어 한국 소비자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면 좋은 거죠. 물론 아이디어 개발부터 시작해서 글로벌로 진출한 후, 외화 벌이에 앞장서고 있는 회사 창업자들을 더 존경하지만요. 여하튼, 한국에서의 사업
아이템을 고민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이 사이트에 들어가 최근 투자 유치에 성공한 다른 회사들의 아이디어를 검토해 보는 것이 다양한 분야의 아이디어 발굴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당장 비즈니스를 생각하지 않더라도
최근 투자받은 회사 중 관심있는 신생 회사 몇 개를 찍어 지속적으로 성장과 실패를 지켜보는 것도 스타트업의 생리를 이해하는데 좋은 공부가 될 듯합니다.

여하튼, 저희 팀은 이 리스트를 가지고 열심히 시장 및 기술 트렌드를 공부했고, 우리가 집중할 영역을 찾아 아이디어 리스트를 작성했습니다. 이후 팀원들의 스킬 셋과 매칭 시켜가며 기술 주력보다는 마케팅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 하나를 선정하기에 이릅니다.

당시는 그루폰이 한참 태동하던 시기로, 데일리 딜에 열광한 사람들이 일단 딜을 구매해 놓고 사용하지 않는 일이 빈번했는데, 이들 안쓰는 딜을 거래할 수 있는 장터(secondary market)를 만들어 건당 수수료를
받자는 것이 처음 저희 비즈니스 모델이었습니다.

그러나 회사 설립까지 시간을 너무 많이 지체시키는 바람에 그동안 딜 시장은 점점 포화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고, 시장에 진입하기엔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는 판단을 내리게 됩니다. 결국 법인 설립 한달 만에 화끈하게 비즈니스
모델에 수정(Pivot)을 가하게 됩니다.

예, 그렇습니다. 저희 처음 아이디어를 찾을 때 들인 수 개월 시간에 비하면, SpurOn 모델로 선회하는데엔 십 분의 일의 시간도 들지 않았죠. 그러니 이것도 나름 지난 시간이 그저 삽질은 아니었다는 증거겠네요.
여하튼, 당시 비즈니스 모델을 선회하는 데엔 CEO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는데, 솔직히 당시 저로써는 뭐든 좋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SpurOn 비즈니스에 대한 얘기는 다음에 또 나눌 기회가 있을듯 하니 자세한
내용은 여기서 생략하겠습니다.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선정하는 방법은 너무도 다양합니다. 저희가 했던 방법처럼 시장 데이터를 모으고 트렌드를 읽어, 뜰 것 같은 ‘핫’한 아이템을 찾는 것은 분명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긴 합니다. ‘어떻게
비즈니스 아이템을 선정하셨어요?’를 묻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이렇게 시장을 분석했고, 이렇게 이렇게 아이디어를 찾았어요’라고 답하는 것이, ‘그냥 이게 해보고 싶었어요’라고 하는 것보다 좀더 뽀대 있어 보이긴 합니다.

그런데, 회사를 만드는 것은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일이고 힘든 일입니다. 매일매일 수도 없이 크고 작은 이슈들이 생기고, 논쟁하고, 싸우고, 실망하고, 지치고, 좌절합니다. 때문에, 저는 처음 스타트업을
하는 사람일수록, 똑똑한 아이디어를 선정하려고 애쓰는 것보다, 내가 가장 잘 아는 분야에서 내가 진정으로 해보고 싶은, 나의 가슴을 뜨겁게 하는 아이디어로 시작하는게 어떻겠냐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저희 팀은 나름 분석적으로 아이템을 선정했지만, 이 아이템이 나의 스킬 셋을 백분 발휘할 수 있는 아이템은 아니었습니다. 어쩌면 저는 처음부터 이 모든 과정을 배움의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오류를 범했는지도 모릅니다.
(사업은 공부와 다릅니다. 배움은 부수적인 결과물이 되어야지요.) 죽기 살기로 비즈니스를 성공시키려고 애쓰는 대신에 갈등이 생길때면, 이건 내 비즈니스가 아니다라고 어리석은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나를 가슴떨리게
하는 아이템으로 시작했다면 달랐을 까요? 그런 아이템을 찾아 ‘이건 대박감이야’라고 믿고 처음부터 온 정성을 들였라면 뭐든 오히려 더 많이 배웠을텐데 말이죠.

다음 주에는 스타트업의 팀 빌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스타트업하기가 정말 힘들기 때문에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의 궁합(fit)이 진짜 중요하다는 이야기 말이죠.

여러분들이 무엇을 하고 계시던, 한 주동안 본인이 하는 일에 두 발 다 담그고 한번 푹 빠져 보시기 바랍니다. 저도 그렇게 살다 한 주 뒤에 뵙겠습니다!

글 : 에이프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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